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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가 달라졌어요] 미술로 나를 표현해요
작성일 2016-09-07 조회수 1574 첨부파일

미술로 나를 표현해요.

 

미술영역 윤영인

 

 

우리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아이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없을까? 이런 궁금증은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보았을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보고, 듣고,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를 알아가기 위해, 또는 발달을 위해, 다양한 표현을 시도한다. 이러한 표현은 인지적, 신체적 발달과 학습을 통해 어떤 상징이 되어 보여지고 이것이 그림이다. 하지만 영,유아기때의 표현은 아직 미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에게는 아이의 말썽이나 치우기 힘든 일을 저지르는 것 등으로 여겨지기 쉽다. 때로는 정말 사고가 되기도 하지만 한 번쯤은 이것이 말썽이 아니라 자기표현이나 표현을 위한 연습으로 봐주면 어떨까?

 

이렇게 아동기가 되면 언어적 인지적 신체적 기능들이 발달하면서 영,유아기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를 표현하게 된다. 그림에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상징들이 나타나고 아이들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표현을 신기해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때 우리아이가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만화의 내용, 특히 각종캐릭터들이 나오고 싸우고 죽이는 등의 공격적인 내용들에 집중할 경우 부모들의 걱정이 많아진다. 왜 그럴까? 우리아이에게 문제가 있을까?

 

8살 영준(가명)이도 마찬가지였다. 영준이가 좋아하는 것은 그 또래 남자아이들과 같이 대결하는 내용의 tv만화로 그림으로 만화내용을 그리는 것을 즐겼다.

 

영준이는 그림을 잘 그렸는데 어느 때부턴가 집이나 학교에서 시간만 나면 끊임없이 만화의 내용들을 그렸다. 사실 영준이 어머니의 어려움은 단순히 만화를 많이 그린다는 것 보다 이제 1학년이 된 영준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것이 큰 걱정거리였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일어나기 어려워하고 몸이 아프다거나 일부러 늧장을 피우는 영준이와 갈등을 겪었으며 매일같이 반복되는 영준이와의 싸움에 많이 지쳐있었다. 한편으론 학교생활이나 또래관계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 고민도 많았다. 처음에는 학교에 처음 갈 때 누구나 겪는 일쯤이라 여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영준이는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았다. 영준이 역시 항상 긴장을 하면서 지내야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 ‘내가 못하면 ...’ 영준이의 나이는 8살이었지만 마음속의 나이는 그 보다 훨씬 어린 아이였다. 이런 영준이는 엄마와 떨어져 혼자 학교에 가고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학교생활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집에서 엄마와 동생과 노는 것이 더 편하고 즐거웠다.

 

치료실에서 처음만난 영준이는 조용하고 말이 없는 남자아이로 치료사가 묻는 말에 짧게 대답만 하였고 눈으로만 치료실을 살펴보았다.

 

처음에 눈치를 보며 미술학원에서 그렸던 그림들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다 점차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를 그렸고 치료사가 관심을 보이자 신이 나서 설명을 하기도 하였다. 회기가지나자 혼자서 그리던 것에서 함께 그리는 것으로 바뀌었고 그림 안에서 대결을 원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아동과의 그림활동은 치료초기 치료사에게 자신보다 약한 캐릭터를 주고 반드시 자신이 이겨야했던 것에서 자신의 힘이 커짐에 맞춰 치료사에게도 점점 강한 캐릭터를 요구 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이렇게 자신을 주인공과 동일시하여 함께 키워나갔다. 대결을 통해 어느 정도 힘이 생기자, 대결보다는 주인공에게 관심이 많아졌고 주인공의 모습이 변화되었다. 처음 만화 캐릭터와 똑같이 그리고 싶어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닮은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그림의 주인공은 아주 작은 아기로 표현되었으며 영준이는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를 조심스럽게 키워갔다. 이와 함께 작은일이 라도 하나씩 스스로 해내는 성공의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신의 행동에도 조금씩 자신감을 보였으며 새로운 학교 친구도 생겼다. 이런 친구와의 관계는 다시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도움을 주게 되었고 아침에 엄마와 갈등을 겪는 일도 점차 줄어들었다.

 

미술치료는 그림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하나의 상징으로 좀 더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이때 상징은 영준이와 같이 만화 캐릭터로도, 동물로도, 왕이나 공주, 요정, 상상속의 인물 등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그림 속에 는 운동을 잘하는 기린, 공부를 잘하는 요정, 싸움을 잘하는 왕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실제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림속의 동물이나 요정들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떤 그림이든 아동이 표현한 내용은 자기 자신의 생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원하는 것이나 필요한 것이 되기도 한다.

 

영준이의 경우처럼 그림을 그리고 그림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지만 아동에 따라 원하는 놀이감을 스스로 만들어 치료사와의 놀이를 원하기도 하고 단순히 물감이나 크레파스로 칠하거나 찰흙, 밀가루 등을 반죽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내기도 한다.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며 미술은 이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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