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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가 달라졌어요] 가족음악 프로그램
작성일 2016-09-07 조회수 2155 첨부파일

엄마, 나도 사랑해주세요.’

 

-가족을 위한 음악치료 프로그램 -

 

                                                                                                                        음악영역 김창희

 

  가정은 아동이 태어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처음으로 관계라는 것을 경험하는 곳으로서, 가정 안에서 경험하는 모든 관계는 아동의 발달과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한다. 특히 주 양육자인 엄마와의 관계는 이후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에 엄마와의 건강한 애착 형성은 건강한 사회적 관계 형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에 장애를 가진 아동이 있는 경우 장애 아동의 형제나 자매(비장애 형제·자매)는 일반 아동이 엄마와 경험하는 상호작용과는 다른 유형의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의 엄마는 장애아동에게 모든 경제적, 심리적 자원을 몰두하기 때문에 비장애 형제·자매에게는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쏟을 여력이 없기 마련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비장애 형제·자매는 장애아동에게 몰두해있는 부모로 인해 스트레스, 질투, 분노, 원망 등과 같은 정서적 어려움을 겪으며, 이는 부모의 관심이 공정하지 않거나 불평등하다고 인식하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밝혀졌다.

 

이에 아동발달교육연구원에서는 가족 간 상호작용의 양적·질적 향상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가족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가족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해오고 있다. 상담을 통해 특별히 중재가 필요한 관계, 예컨대 엄마-장애아동, 엄마-비장애 형제·자매, 장애아동-비장애 형제·자매 등으로 그룹을 형성하여 총 10회기씩 진행하였고, 각 회기마다 즉흥연주, 노래심리치료, 음악과 심상(Music & Imagery) 등의 다양한 음악치료 기법이 사용되었다.

 

오늘 소개할 가족은 아빠, 엄마, , 그리고 성재로 구성된 네 명의 한 가족이다. 초기 진단 시 지적장애 2급인 성재(가명)는 부모의 많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중증의 ASD로 진단 받은 형에게 부모의 양육이 집중되어 있어 충분한 돌봄과 관심이 부족한 상태였다. 게다가 아동의 모는 두 자녀 모두 장애아를 낳았다는 죄책감과 남편으로부터의 정서적지지 결핍으로 심한 우울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에 아동의 모는 형을 돌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성재에게는 강압적이고 체벌 위주인 양육태도로 일관하고 있었고, 성재는 형의 부적절한 문제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엄마의 부정적 관심을 유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러한 진단 후 가족 음악치료 프로그램 목표는 음악 안에서 서로를 지지해줌으로써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애착 관계를 경험하고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아동 모의 우울과 스트레스가 감소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세션 초기 여러 활동에서 엄마와 성재가 겪고 있는 심리적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성재는 우리 가족 노래 만들기 활동에서 엄마는 나를 화나게 해등의 부정적 가사로 개사하며 엄마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악기 합주 시간에는 엄마는 왜 칭찬을 한 번도 안 해? 엄마는 왜 나를 안 좋아해? 엄마 때문에 속상해!’ 라고 울부짖으며 엄마의 칭찬과 사랑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행동에 아동의 모는 당황하면서도 치료사의 촉진에 어색하게나마 아동을 안아주며 미안해, 엄마는 성재 너무 사랑해. 연주 너무 잘했는데 칭찬 못해서 미안해.’라고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세션 중기에는 아동의 일방적인 요구 엄마의 거절이라는 의사소통 유형에서 벗어나 함께 토의하며 활동의 구체적 요소들을(곡이나 악기 등) 결정하기도 하고, ‘화나게 해라는 가사 대신 행복하게 해,’ ‘사랑하게 해등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세션 후기 꿈꾸는 풀잎이라는 음악극 활동에서는 넌 너무 소중해, 있는 그대로 훌륭해.’ 등의 노래를 불러주며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성재가 또래 그룹 세션에서 절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정말 놀라운 변화로, 치료사와 아동의 모 모두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세션 종결 후 사후 검사에서는 아동 모의 우울과 스트레스 점수가 크게 감소하였으며, 아동 모의 보고에 의하면 가정에서 언어적·비언어적 애정 표현이 증가하며 성재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각자의 삶을 생각할 때 타인으로부터 얻는 칭찬과 관심은 인생을 살아가는 큰 힘과 동기(motivation)가 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했겠는가. 특히 아동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모의 칭찬과 관심은 우리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가장 달콤한 에너지원일 것이다. 신기한 것은 칭찬과 관심을 표현할 때 부모 스스로도 충만한 자존감과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가족 음악치료 프로그램이 이러한 선순환을 촉진시켜 온전한 가족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건강한 가족의 수를 증대시키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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