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리아 아동발달연구원

우리 아이, 제대로 크고 있는 걸까요?

아이코리아 아동발달교육연구원 이솔 연구원

‘내 아이는 왜 이렇게 짜증을 내는 걸까? 다른 아이보다 말이 너무 늦는 것이 아닐까?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릴까?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지는 않은 걸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내 아이가 제대로 크고 있는지에 대하여 수차례 고민하고 걱정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정보들은 온라인, 오프라인에 넘치지만, 우리 아이가 보이는 부적절한 행동들이 왜 나타나는 건지, 내 양육 방식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문제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그 정보를 통해 확실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문제의 강도나 빈도가 심하지 않은 경계 상에 있는 아이들은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정상 발달의 과정인지에 대하여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본 기관에서는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내원하지 않은 일반 아이들 중, 발달 지연이 의심되거나 이로 인해 양육에 어려움이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무료 언어, 사회성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본 사업은 위험 군 아동을 선별해 조기 개입을 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영아-유아 단계의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평가를 통해 자녀의 발달 수준을 점검하고, 지연이 되었을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개입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2016년에는 협력기관인 송파경찰서의 경찰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무료 발달평가를 실시하였으며 총 28명의 아이가 평가를 받았다. 이 중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A사례의 경우 쌍둥이 자녀가 있는 가족으로, 차분하고 양보를 잘하는 온순한 형에 비해 과격하고 충동적인 동생의 행동이 문제로 지적되어 방문하게 되었다.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언어평가, 사회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부모로부터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첫째는 언어표현이 다소 지연된 반면, 둘째는 언어, 사회성발달에서 모두 원활한 결과가 나타났다. 부모가 모두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향이다 보니 활발하고 적극적인 둘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지각하여 과하게 훈육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소극적인 첫째의 경우, 적절한 어휘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또래보다 다소 낮은 수준의 발달을 보이고 있었다. 평가 후 부모들은 자신들의 성격과 자녀들의 성격의 합과 차이로 인하여 매우 주관적인 판단을 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잘못된 판단과 훈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항상 타인을 위해 양보한다고 생각했던 첫째에게는 조금 더 자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둘째에게는 외향적이고 활발한 기질을 긍정적으로 개발할 있도록 지지해주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B사례의 경우 말은 잘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회성 문제가 보고되는 아이였다. 이 아이는 자기 중심적이고 고집이 매우 심한 편인데, 부모는 아이가 외동이기 때문에 예쁨을 독차지하고 자랐으며 또래와 놀이 경험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언어평가, 사회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언어평가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아동은 실제로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에서 모두 또래보다 1년 이상 지체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언어능력의 자체가 또래나 교사와의 의사소통이나 상호작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단순히 사회성발달을 위한 개입이 아닌, 수용어휘, 표현어휘 발달을 위한 언어치료적 개입을 적극 권하였다.

이 사례를 포함한 28명의 아이들이 언어, 사회성발달에서의 적응수준을 점검할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아이의 성격으로만 판단했던 부분이 실제로는 큰 문제임을 발견하거나, 또는 큰 문제로 생각했던 부분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아동의 여러 가지 문제 행동들을 어떻게 이해해야하고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팁을 제공할 수 있었다.

본원에서는 올해에도 협력관계에 있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발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실제 발달 지연에 있는 아이를 선별하여 조기 개입이 이뤄지도록 안내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