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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가 달라졌어요] 난독증사례-한글 읽기가 어려워요
작성일 2022-11-04 조회수 27 첨부파일

한글 읽기가 어려워요!

: 난독증 이해와 중재

 

 아동발달교육연구원 전임연구원 이솔

 

아동발달교육연구원은 2022년 상반기부터 강동송파학습도움센터의 의뢰로 난독증이 의심되는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진단검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교육장면에서 학습부진과는 다른 난독증 사례가 주목받으며, 관련된 전문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본원에서 진행된 난독증 진단 사례를 소개하여 난독증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민수(가명)는 어려서부터 한글 습득이 늦었어요. 여러 번 본 단어는 외우기는 하는데 글자 일부가 다른 단어에 들어 있으면 못 읽었어요. 학교에 입학해서도 처음 본 단어는 못 읽고 더듬거렸는데 내용은 워낙 잘 이해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듣다 보니 주위에서도 시간 지나면 괜찮아 질 거라고 얘기했어요. 요즘 워낙 문해력이 부진한 아이들이 많다고 하니 책 많이 읽다보면 괜찮아 질 줄 알았지요. 3학년이 된 지금은 그래도 꽤 읽긴 하는데 글을 읽을 때 오리를 오이로 바꾸거나, 합니다를 했어요.라고 바꿔 읽기도 하고 단어를 많이 빼고 읽기도 해요. 그런데 가끔 처음 보는 단어가 나오면 너무 엉뚱하게 읽어 당황스러워요. 우리 아이가 난독증일까요?”

 

본원에서 난독증으로 진단 받은 아동의 상담내용의 일부이다. 난독증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처럼,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이 한글을 전혀 못 읽는 것은 아니다.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민수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 읽을 수 있는 단어들이 생기고 간단한 글을 어느 정도 이해하다 보니 쉽게 글을 읽기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일상생활에서의 적응능력도 원활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다가 결국 개입의 적정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난독증은 무엇인가요?

 

난독증은 신경학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특정 학습장애이다. 난독증이 있으면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철자를 잘 못 쓰고 문자 해독을 어려워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전형적으로 음소인식능력의 부족 때문에 생긴 것으로 다른 인지능력의 문제나 효과적인 교육이 제공되었는지 여부와는 연광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2차적으로 독해력의 문제와 어휘력, 배경지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국제난독증협회, IDA)

 

난독증의 대부분은 단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소리인 음소를 자동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의 어려움으로부터 기인한다. 일반적으로는 가구, 나비와 같이 통글자로 한글을 습득했어도 외운 글자가 어떠한 자음, 모음의 조합인지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이라는 말이 이라는 3개의 음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은 이라는 소리를 3개의 음소로 구분하기 어려워하며, 눈으로 보아도 3개의 자,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또한 이 기역이라는 이름 이외에 [g]라는 소리가 난다는 소릿값과 철자지식의 습득이 어려워 공과 가을의 이 같은 소리라고 인지하기 어렵다.

 

난독증은 자모음의 정확한 소릿값 학습이 어렵지만 눈으로 많이 본 단어들을 그림처럼 외워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장과 글을 읽을 때 외운 단어를 선택하여읽거나 내용의 흐름을 추측하여읽을 때가 많아 단어나 조사, 어미를 누락하거나 대치하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글읽기의 유창성이 저하되지만, 난독증 아이들은 대개 음운인식능력 이외의 인지능력에는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저학년 수준의 문장은 대략적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고학년 수준의 복잡한 문장은 맥락이나 특정단어의 조합으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항상 이러한 방식으로 부정확하게 글을 읽어 왔기에, 독서를 통해 정확하게 습득한 어휘가 많지 않아 점차 이해에도 어려움을 보이는 2차적 문제를 갖게 된다.

 

간혹 난독증과 문해력 부진을 혼동하여 이해하기도 한다. 문해력은 해독과 함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부진의 이유로 난독증이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는 문해력 부진이란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과 단문 텍스트 위주의 소통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라면 한글을 정확히 습득하고 다양한 글과 책을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며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독증은 음운인식의 어려움으로 정확한 소릿값 학습에 문제가 있는 신경생물학적 원인에 의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한글 습득방식과 어휘 학습, 독서를 통해 개선되지 않는다.

 

난독증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서울시교육청의 난독학생지원 가이드북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어려움이 있을 때 난독증이 의심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단을 권하고 있다.

 

 

집 혹은 학교에서 6개월 이상 한글 지도를 했지만 읽기에 어려움을 겪어요.

언어 기호에 대한 시각적 기억이 약해요.

숫자, 색깔, 물체의 이름을 빠르고 정확하게 말하지 못해요.

친숙하지 않은 단어를 읽을 때 정확성과 속도가 떨어져요.

새로운 단어를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글자나 단어를 뒤집어 읽고 써요.

읽는 속도가 또래에 비해 현저하게 느려요.

듣기이해에 비해 읽기이해가 현저하게 떨어져요.

(특히 고학년은 언뜻 읽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이해를 하지 못해요)

읽기에 대한 낮은 자신감과 높은 스트레스로 책 읽기를 회피하려고 해요.

어휘의 유사성과 상이성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특히 초등의 경우, 시작하는 말, 끝나는 말이 같은 단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노래의 리듬에 맞춰 박수 치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뒤섞인 소리나 단어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위와 같은 증상이 다수 관찰될 경우, 지능검사, 언어검사, 기초학습검사, 읽기검사 등의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난독증 진단을 받게 된다. 앞서 언급한 민수는 본원의 평가에서 언어, 한글 자극이 포함되지 않는 비언어성지능검사에서는 지능이 또래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어 읽기검사에서는 해독과 읽기이해에 극심한 부진이 나타났다. 읽기와 관련된 음운처리과정에서도 정확한 소릿값을 기억하고 조작하는 음운기억과 음운인식에 어려움이 나타났다. 즉 인지기능에 어려움이 없어 듣기이해와 비언어적 자극의 이해는 또래 수준으로 가능하지만 읽기의 해독과 음운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전형적인 난독증에 해당한다.

 

민수는 취약한 음소인식능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우선 음운인식훈련과 함께 자, 모음의 정확한 글자-소리 대응과 결합을 중심으로 하는 발음중심법의 중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후 읽기유창성 향상을 위하여 언어적 지식과 해독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확인하여 개별화된, 지속적인 개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이 난독증에 가장 효과적인 중재법으로 안내되고 있다.

 

난독증의 예후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개입시기이다. 개입시기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만큼 조기 선별과 개입이 중요하다. 아동의 지능수준과 난독증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조기에 집중적으로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면 대부분 극복할 수 있거나 어려움이 최소화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상이 관찰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기관에 빠르게 방문할 것을 권한다. 효과적인 중재의 시기를 놓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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