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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가 달라졌어요]뉴 노멀 시대, 우리아이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집콕 생활
작성일 2021-01-25 조회수 339 첨부파일

 

뉴 노멀 시대,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집콕 생활


                                                                  아이코리아 아동발달연구원 원장 김지연

  

  코로나19로 인한 뉴 노멀 시대가 열렸다. 누구도 원치 않았지만 말이다. 우리는 요즘 매일매일 불안을 마음에 담은 채, 외부와 부분적으로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이 매일 다니는 기관의 소중함이 이처럼 절실한 적이 있었을까. 적어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말이다. 외부와의 언택트는 가족과의 컨택트 증가를 가져왔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부비며 생활하고, 뒤돌아서면 또 삼시세끼 밥을 차려내야 하는 생활이 길어지면서 부모들의 고단한 비명이 들려온다. 요즘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아동학대 사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그렇지만, 어쨌건 우리는 이 강을 건너야 하고, 쉽게, 그리고 빠르게 해결될 것 같지 않은 그야말로 뉴 노멀에 적응해야 한다. 불안하다고, 이것은 위기상황이라고 잔뜩 몸을 움츠리고 누군가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해주기만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발달과 적응을 위한 기초를 쌓아가고 있는, 가장 민감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상황은 그냥 이렇게 지내버리기엔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까운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상적으로 지켜진 규칙들이 무너지면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감과 리듬이 함께 무너지는 것을 본다. 어떤 날은 일찍 일어나서 기관에 가고, 또 어떤 날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도 하고,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거나 빈둥댄다. 사실 엄마들도 아이들이 기관에 가지 않는 날은 마음이 헤이해지기 마련이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고 식사도 그렇다. 하루걸러 하루마다 바뀌는 생활리듬은 아이들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고, 정서적인 조절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짜증이 많아진다. 별일 아닌 일에도 신경질을 부리고, 말도 안 되는 일로 꼬투리를 잡아 울기도 한다. 자기도 이유를 잘 알 수 없는 이러한 짜증은 신체적인 균형이 무너진 것에서 기원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상담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차라리 완벽하게 외부에 차단되어서 기관에 가지 않았던 3~5월의 시기보다, 오히려 퐁당퐁당 학교에 가는 지금, 안정적인 균형감을 가지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뉴 노멀! 우리는 빨리 여기에 적응을 해야 한다. 가정 내에서 규칙을 명확히 하고, 기관에 가는 날이나 그렇지 않은 날에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유사한 일과를 소화하고, 비슷한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이들이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건강한 발달을 위한 기본을 탄탄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위기는 기회다. 좀 식상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말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는 일. 이건 정말 위기이다. 오죽하면 아이들을 위한 코로나 가정생활 십계명 1번이 엄마에게 되도록 말을 시키지 않는다!” 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일까. 저녁 때 쯤 고갈 난 체력은 엄마의 말투에서부터 드러난다. 짜증과 신경질적인 반응. 그럴 때 우리 아이들이 눈치라도 좀 있어주면 좋으련만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매일 폭발과 반성을 오가는 심리 전쟁,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치고 힘들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고 혼내고, 그러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후회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갈등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러한 갈등으로 인해 생긴 관계의 균열을 회복 과정 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회복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위기의 상황을 맞았고, 그로인해 변화된 규칙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먼저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바꿔보자. 하루 종일 아이와 놀 수는 없지 않은가. 엄마도 사람인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하루 종일 아이와 노는 것 같지만, 사실 집중해서 진짜로 함께 노는 시간은 아마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아이랑 하루 종일 같이 놀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하루 종일 엄마가 나랑 놀아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계속 떼를 쓸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놀 때 확실하게 함께 놀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 엄마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 적게 놀아주고도 가 나는 현명한 방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규칙성이다. 대체로 하루 중에 언제, 아니면 일주일 중에 언제 놀 수 있는지 정해놓는 것이 좋다. 하루 중 가장 한가한 시간, 가장 마음에 여유가 있는 시간을 정해서 엄마와의 놀이시간으로 명명한다. 집안 일로 바쁜 시간에 아이가 놀자고 조르면 엄마랑 빨리 놀고 싶지, 엄마랑 놀이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 엄마가 빨리 청소하고 달려 갈테니 기다려줄 수 있어?”, “우와, 우리 오늘은 놀이 시간에 무얼 하고 놀지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준비하고 있어 줄래?”, 그리고 놀이 시간이 끝난 다음에는 오늘 정말 재미있었다!, 내일도 엄마랑 놀이 시간이 엄청 기대된다라고 말해줄 수 있다. 놀이 시간은 30분만 되더라도 충분하다. 대신 그 시간이 되면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다른 일을 다 뒤로 미루고 약속한 시간이 되면 아이와의 놀이에 집중해야 한다. 아이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다음에 엄마가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는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


 그 다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놀이 시간에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양육할 때 가장 취약한 것 중 한 가지가 아이에게 독립성, 자율성을 키워주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와의 놀이와 교육을 구분하지 못하며, 놀이조차도 부모가 주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대신 해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기꺼이 참아내어 기다리며, 엄마가 원한 것이 아니어도 엄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이의 선택을 기쁘게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아이는 즐겁게 놀이를 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아이의 눈빛, 표정과 말투, 몸짓, 대화의 내용에 집중하다보면, 아이가 지금 놀이하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금세 알아챌 수 있다. 기쁘고, 슬프고, 행복하고, 화나고, 놀랍고, 부끄럽고, 자랑스럽고, 무섭고... 아이의 감정에 함께 녹아들어 느끼고 공감해준다면 아이와의 놀이가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뉴 노멀의 시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그 어떤 때보다 도전의 시간이겠지만, 현재를 불안해하며 힘들어하기보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한발짝을 내딛는 것이 현명한 우리 부모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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